힛트상품은 역발상(逆發想)에서 나오는 것이 많다고 합니다. 우리 김천시의 김밥축제가 그런 경우입니다. 김천이 김밥천국의 준말이라는 젊은이들의 다분한 말장난이었는데 이것을 역으로 이용해서 김밥축제를 생각하고 개최해서 우리나라 최고의 축제가 되었지요.
"삼천포 애(愛) 빠지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사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잘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관용구는 무슨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다가 엉뚱한 곳으로 흐른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런 말을 무의식중에라도 대화중에 쓰면 삼천포가 고향인 분들은 엄청 싫어했다고 합니다.
그랬는데... 어느 분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이것을 역으로 이용을 했지요.
"삼천포 애(愛) 퐁당 빠지다"
이 얼마나 번뜩이는 아이디어 입니까? 실제로 삼천포에 와 보시면 멋진 풍경에 퐁당 빠질만큼 매력있는 도시가 맞습니다.
물론 지금은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통합되면서 경상남도 사천시가 되었지요. 지자체에서 이름은 사라졌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사천시보다는 삼천포라는 지명을 자주 입에 올리더라구요.
김천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여 11시에 사천시 바다케이블카에 도착했습니다.
탑승료가 꽤 비싸더라구요. 바닥이 훤히 보이는 크리스탈은 1인당 23,000원이나
하네요. 단체로 할인을 받아 21,000원에 표를 끊었습니다.
(바닥이 크리스탈이라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이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안들던데요)
사천시 바다케이블카는 바다와 산을 같이 즐길 수 있는 케이블카입니다. 그래서 바다 또는 산에서만 운행하는 타지역의 케이블카보다 탑승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하더군요. 총연장은 2.43㎞이며, 각산정류장에서는 하차하여 전망대에 올라 사천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첫번째 정착지 초양도로 가면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낚싯배인지 바다에 가만히 떠 있는 배들도 보이고, 작은 배가 멍텅구리배를 힘들게 끌고가는 모습도 보이더군요. 모처럼 바다를 봐서 그런지 발 아래의 풍경이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낭만 가득한 모습이었습니다.
오늘 동행한 일행중에서 가장 젊은 부부입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이들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사천만 일대는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의 서식지라고 해서 혹시나 만나지나 않을까 은근 기대를 했는데 오늘은 때가 아닌지 그림자도 못봤습니다. 바다 위를 유영하는 모습을 봤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초양도정류장에 내려 단체사진을 찍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각산정류장으로 올라갑니다. 42대의 케이블카가 있는데 (일반캐빈 28대, 크리스털캐빈 14대) 돈을 더주고 크리스탈 캐빈을 탈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댓수가 적기도 하고
풍광이 더 좋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각산 정상에서 바라 본 풍광입니다.
이런 멋진 풍광을 보려고 김천에서 3시간이나 달려왔겠지요?
각산(角山/408m)은 용의 뿔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이라지요. 여기서 내려다보는 경관은 삼천포를 홍보하는 사진으로 자주 쓰이곤 하지요. 오늘은 날이 흐려서 선명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그림 같은 풍경'이지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푸른 바다 위에 크고 작게 떠있는 섬들하며, 섬들을 연결하는 개성있게 설계된 교량들, 이 모든 것들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그림처럼 보였습니다.
각산 정류장의 벽에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대상으로 선정되었다는 글귀도 보이던걸요.
멋진 풍경을 실컷 보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갑니다. 시계를 보니 12시 30분 금강산도 식후경이랬으니 이제 식당으로 이동해야 겠지요.
대방어와 새조개 샤브샤브 한상입니다. 4인 기준에 20만원, 관광지의 물가가
생각 이상으로 많이 올랐다는 느낌이 듭니다. 맛은 그런대로 좋았습니다.
삼천포여행의 필수코스입니다.
삼천포수산시장은 꼭 들리는 곳이지요.
근데 오늘은 어찌된 일일까요?
활기가 넘쳐야 할 수산시장이 평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늦은 오후라서 그런지 너무나 조용합니다.
회를 뜨는 손님도 거의 없었고 건어물과
젓갈을 찾는 손님도 드문드문 보였습니다.
이번 주말에는 다시 삼천포수산시장이 붐비게 될까요? 값을 흥정하는 소리와 활어를 바구니에 담는 풍경, '사각사각' 도마에 회를 써는 칼소리가 들렸으면 좋겠습니다. 연말에는 삼천포 수산시장이 살아 움직였으면 좋겠습니다.
시장구경에 잠시 한눈을 팔았더니 시계가 3시30분을 가리킵니다. 일행들 모두가 축산업을 하는지라 이제는 관광버스를 타야 할 시간입니다. 젊은 부부와 아이들이 사주는 맛있는 커피와 붕어빵을 먹으며 버스는 김천으로 달려갑니다.
2025년 송년회를 겸한 삼천포여행기는 이쯤에서 줄여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