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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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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세상구경

가야산 심원사,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짧은 여행...

기사입력 2026-08-3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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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저널] #세상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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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는 휴일이 따로 없답니다. 특히 축산업은 1년 365일 부부 중에 한사람은 농장에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루종일 하는 일은 아니니 잠시 짬을 내서 가까운 곳을 다녀오기도 합니다만...

8월30일(일) 평소 친하게 지내는 이웃 마을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부부와 짧은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멀리 떠나는 여행도 좋겠지만, 가까운 곳에 들러서 맛있는 점심 한 끼를 먹고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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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부터 시작했습니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먹는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오랜만에 만난 같은 한우를 사육하는 부부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으니 음식 맛도 한층 더 좋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카페에서 커피까지 마시고는 심원사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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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사는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고즈넉한 절집입니다. 화려한 관광지라기보다는 산과 나무, 잘 지은 법당들과 돌계단이 어우러져 천천히 걸으며 쉬어가기에 좋은 절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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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록달록 오방색으로 단청한 대웅전은 전통 건축의 아름다움이 새삼스럽습니다. 처마 끝의 곡선과 단청의 색깔이 어우러져 절집 특유의 깊은 멋을 만들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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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음이 가는 곳이 숭모전이었습니다.
심원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전각인데 가야 건국의 신화에 나오는 여성 산신  정견모주를 모시는 전각입니다. '정견모주'는 천신 '이비가'와 혼인해 대가야의 이진아시왕과 금관가야의 수로왕을 낳았다고 전해집니다.

숭모전에 올라서면 산 아래와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전망도 시원합니다. 푸른 산들이 겹겹이 이어지고, 멀리까지 산 능선이 물결처럼 펼쳐지는 것이,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에서 바로보는 풍광과 비슷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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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사진 한 장씩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의 모습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은 아마도 그날의 풍경과 웃음, 그리고 함께 걸었던 시간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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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을 거쳐서 내려오다 보니
부처를 반으로 쪼갠 조형물이 있더군요.
조형물 아래에 적힌 글귀가 마음에 와 닿습니다.
“부처상의 보이지 않는 반쪽은 우리에게 감춰진 불성을 내포하며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진솔한 내적 성찰의 무한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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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자에 나오는 설명문을 조금 옮겨보면....
"심원사는 경상북도 가야산 동쪽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로 창건연대가 8세기경으로 추정되는 천년고찰이다. 도은 이숭인이 지은 시에서 심원사를 이미 고사[古寺]라 칭한 것으로 보아 고려시대 훨씬 이전부터 그 자리를 지켜왔던 사찰로 보인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정조 23년(1799)에 편찬된 범우고에는 폐사되었다고 기록되어 있어 이미 폐사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난 2003년부터 다시 중창되고 있다.

사찰은 대웅전과 극락전, 목탑 형식의 아름다운 약사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9세기 초에 조성된 심원사 삼층석탑과 아름다운 형식의 광배, 석조 유물 등 다수의 문화재가 있으며, 탑의 양옆으로는 똑같은 형식으로 건축된 관음전, 문수전이 자리하고 있다.

또 심원사는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산사에서 수행자의 일상을 경험하는 전통문화체험인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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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여행을 마쳤으니 돌아가야 겠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여행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에는 이름난 명소를 찾아다니며 많은 것을 보는 것이 여행이었다면, 이제는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더 중요해지더군요.

편안한 사람과 함께 걷고, 맛있는 밥을 먹고,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사진 한 장 남기고, 돌아오는 길에 못다 한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지 않을까요?

계획없이 떠난 짧은 나들이였지만 마음에는 제법 긴 여운이 남았습니다.
가야산의 푸른 산자락과 고즈넉한 심원사,
여행은 멀리 가야만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하루였습니다.

TK저널 기자 (tkj55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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